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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리뷰]글래스_M.나이트 샤말란 3부작의 끝

 

이번 포스팅의 주제는 영화 글래스입니다.

2019년 1월에 국내 개봉한 글래스는 각기 제목은 다르지만, '식스센스'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굉장히 오랜 기간 공들여 제작한 시리즈의 완결 편입니다.

전편으로는 2000년에 개봉한 '언브레이커블'과 2016년 개봉한 '23 아이덴티티(split)'가 있습니다.

2000년에 개봉한 언브레이커블은 관람 당시 이영화가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없었을 텐데요. 그 후 23 아이덴티티가 개봉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23 아이덴티티의 결말 부분에 뜬금없이 언브레이커블의 '데이빗 던'(브루스 윌리스)이 나타나며 제 머리에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 시리즈는 현실적인 '슈퍼히어로' 영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언브레이커블은 현실적인 히어로 데이빗 던이 본인의 평범하지 않음을 깨닫고 히어로로서의 삶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면, 23 아이덴티티는 히어로의 적수인 빌런의 탄생을 보여주는 작품인데요. 극 중 케빈(제임스 맥어보이)은 어릴 적 부모님께 당한 학대의 기억으로 다른 인격을 만들어 내고 그 인격의 수가 23개에 달하며 마지막으로 '비스트'라는 24번째의 인격을 만들어 내는데 비스트는 단지 인격만이 아닌 신체의 능력까지 상승해버리는 말 그대로 '빌런'이 되어 버립니다.

이렇게 전편에 히어로와 빌런을 만들고 소개했다면 이번 마지막 글래스는 이모 든 것의 설계자인 '미스터 글래스(사무엘 L. 잭슨)'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골형성 부전증을 앓고 있어 94번의 골절을 경험했다는 엘리야 프라이스는 몸은 유리몸이지만, 두뇌는 천재적인 '머리 악당'입니다.

언브레이커블 이후 조용히 비밀리에 히어로 활동을 해왔던 데이빗 던은 어느 날 납치 사건 조사 중에 여학생들을 납치 감금한 케빈의 존재를 알게 되고, 둘은 격투 끝에 모두 정신병원에 수감됩니다.

언브레이커블에서 던에 의해 수감되어 19년 동안 정신병원에 갇혀 살던 엘리야는 같이 수감하게 된 비스트와 던을 발견하고 '세상에는 본인들처럼 특별한, 슈퍼히어로들이 존재한다'라고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그 반대에는 세상의 '균형'을 위해 이런 특별한 존재를 감추고 없애는 역할을 해온 중립적 무리들에 의해 방해를 받습니다.

아마도 엘리야는 19년의 수감기간 동안 본인들의 존재를 숨기려는 집단을 눈치챘고, 본인들의 존재를 밝힘으로써 숨어 지내고 있는 본인들과 같은 초인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기 위해 '자살 임무'를 계획하는 듯한데요

결국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인 만큼 엘리야의 목적 달성을 반전을 통해 보여줍니다.

19년에 걸쳐 제작된 만큼 엄청난 완성도의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영화에 대한 취향이 개인적으로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이지만, 이 영화에 대한 혹평 중에 답답한 부분이 있어 말씀드리자면, 예전에 본 영화 리뷰 기사 중에 글래스를 DC, 마블 히어로 무비와 비교하며, 본인의 능력을 알리기 위해 자살하는 히어로가 어디 있냐는 등 영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리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영화는 DC, 마블의 영화처럼 그런 슈퍼히어로 액션 영화가 아닙니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를 봤었다면 그런 리뷰는 없었겠지요. 이영화는 액션 장면도 포함되어 있지만, 지극히 심리적인 영화입니다. 언브레이커블에서 던은 지극히 일반적인 삶을 살다가 한순간의 사고로 엘리야에 의해 본인의 특별함을 깨닫고, 조심스러운 선행으로 본인의 가치를 느껴 갑니다. 케빈은 부모의 학대를 견디지 못해 도피성으로 여러 개의 자아를 생성해 원래의 자아인 '케빈'을 보호하기 위해 '비스트'라는 괴물까지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선천적인 병으로 일반적인 삶을 살지 못한 엘리야는 만화에서 위로를 받고 만화에서와 같은 특별한 초인을 찾는 것에 일생을 바치고 희열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그런 엘리야에게 던과 케빈의 존재는 본인의 일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는 증거와 같습니다. 본인의 삶의 이유를 증명하는데 목숨을 바친 것을 '본인의 능력을 밝히기 위해 목숨을 버리는 슈퍼히어로가 어딨냐'는 등의 말도 안 되는 리뷰를 배설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만 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화끈한 히어로 액션 무비를 원하신다면 이영화는 실망만 드리게 될 것입니다. 전편을 모두 관람했고, 샤말란 감독 특유의 반전영화를 사랑하시는 분들께는, 식스센스 이후로 그만큼의 영화가 안 나와 아쉬웠던 분들께는 좋은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언브레이커블 때부터 히어로에 집착해왔던 엘리야의 마지막 결말을 보실 수 있습니다.

더 이상의 후속은 없다!라고 강변하는 듯한 이 결말은 아쉽기도 하고, 어찌 보면 슬픈 결말인데요.

그들의 초인적인 능력을 숨기려는 중립적 단체를 보며, 실제로 초인과 악당 그리고 숨기려는 집단까지, 실제로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만화적인 상상을 하게 되네요.

제 지극히 개인적인 평점은 ★★★★입니다. 영화의 정체성을 뚜렷이 알고 원하시는 분만 관람하세요. 좋은 영화입니다.